불교는 흔히 일반인들에게 인연의 가르침이라고도 알려져 있을 정도로 인연을 특히 중요시하는 종교입니다만, 불교에서 가르치는 인연이라는 말은 본래 인(因)과 연(緣)이 합해진 단어로, 말하자면 어떤 결과에 대한 직접적인 원인과 간접적인 조건 모두를 통틀어 일컫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이 세상의 모든 사물이나 현상들은 전부가 그럴 만한 원인과 조건에 의해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일깨우는 것이 바로 인연이라는 말로서, 불교에서는 우리들의 인간관계 역시 무수한 인연이 합해진 결과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부부처럼 긴밀한 관계는 오랜 동안 더없이 깊은 인연이 이어져온 결과임을 알 수 있겠습니다만, 불교의 가르침 가운데 특별히 어떤 인연을 맺으면 부부가 된다는 공식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불교에서는 옛부터 전생과 내생의 인과관계에 대하여 욕지전생사 금생수자시 욕지내생사 금생작자시(欲知前生事 今生受者是 欲知來生事 今生作者是)라고 해서 전생의 일을 알고자 하거든 금생에 받은 결과를 살피고 내생의 일을 알고자 하거든 금생에 짓고 있는 업을 살피라고 하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현재 빚어지고 있는 현실은 어떤 것이든 모두가 과거에 자신이 지어놓은 업의 결과일 뿐 아니라 내생은 다시 지금 이 순간에 짓고 있는 업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는 가르침입니다.
그러므로 지금의 부부관계가 어떠한 인연에 의한 것인지를 알려고 하기보다 이미 맺어져 있는 인연을 보다 생산적이고 복된 것으로 가꾸어가려고 노력하는 자세가 보다 바람직하다 하겠습니다.
어떤 부부관계는 과거세의 악연의 소산일 경우도 있겠습니다만, 그러한 악연을 다시 좋은 인연으로 만들어갈 수 있는 것은 우리 자신의 앞으로의 노력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출처: 불교커뮤니티 '나는 불자다' 그리고 알기쉬운 불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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